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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쭌이네 빠더 2018. 3. 10. 08:00

일러스트레이터 겸 글쟁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김수현 작가의 에세이집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읽었습니다.


어려운 현실에서 작가가 느끼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책입니다.


          




지금까지 읽었던 에세이 작품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공감되는 글이 많이 있는 도서였습니다.


인생 경험이 풍부한 나이 지긋한 작가분들의 글보다 비슷한 세대의 작가의 글이다보다 좀 더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 한번 읽어보시는 것이 더 좋을 듯합니다. 여러 내용 중 몇가지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떳떳한 자신에게 자부심을 느낄 것 : 어릴 적 보았던 성공시대라는 TV프로그램을 보면서 그때에는 아무리 힘든


환경이라도 노력으로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어른이 되어 생각해보니 능력주의의


시작이었던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개인의 능력과 '노오력'만 있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자기개발서 같은


이야기 하지만 능력과 노력은 성공의 마스터키가 아닌 여러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고 그때는 그때이었기에


가능한 이야기 였고 지금은 다릅니다. '노력 = 능력 = 성공'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는 가정하에 '게으름 = 무능 =


가난'이라는 또 다른 등식이 자동 생성되고 가난의 이유를 노력이 부족한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가난한 것은 너의 탓이니 더 노력하고 출세하라는 의미로 해석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작가는 과정은 스킵한 채 편법을 저지르고 약자를 착취해도 돈이 많은 부자는 당당하고,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았어도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이 부끄럽다면 그건 이상한 일이 아닐까 가난하다 해도 삶에 최선을 다했고


떳떳하게 살아왔다면 그 삶에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세상에는 부끄러워해야 할 부가 있듯이 떳떳한


가난이 있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를 너무 잘 표현하고 있다고 느꼈던 글이었습니다.







인생에서 숫자를 지울 것



인터넷에 떠돌았던 나라별 중산층의 기준이다.



영국(옥스폳대에서 제시한 중산층의 조건)


- 페어플레이를 할 것 


-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


- 나만의 독선을 지니지 말 것


-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것


-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프랑스(퐁피두 대통령이 '삶의 질'에서 정한 중산층의 기준)


- 외국어를 하나 정도 구사하여 폭넓은 세계 경험을 갖출 것


- 한 가지 이상의 스포츠를 즐기거나 하나 이상의 악기를 다룰 것


-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별미 하나 정도는 만들어 손님을 대접할 것


- 사회 봉사단체에 참여하여 활동할 것


- 남의 아이를 내 아이처럼 꾸짖을 수 있을 것



대한민국(연봉정보사이트 직장인 대상 설문)


- 부채 없는 아파트 평수 30평


- 월 급여 500만 원 이상


- 자동차는 2,000cc급 중형차


- 예금액 잔고 1억 원 이상


- 해외여행은 1년에 몇번



영국, 프랑스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기준에 빠짐 없이 등장하는 것.


그건 바로 숫자다.

(중략)


여기서 숫자라는 건


언제나 비교하기 쉽고 서열을 매기기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세모와 동그라미를 비교하여 서열을 매길 수는 없지만,


1과 2를 비교하여 서열을 매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결국, 숫자의 삶이란 


쉴 새 없이 비교되며 서열이 매겨지는 삶인 것이다.


(중략)


진정한 가치는 숫자로 측정되지 않는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우월한 존재가 아닌


비교할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삶에서 숫자를 지워야 할 것이다.



삶의 가장 중요한 것은


숫자가 담을 수 없는 것들에 있다.



책에 여러 글들이 있었지만 제가 가장 큰 공감을 가졌던 글입니다. 프랑스의 중산층의 기준에 대해 너무나


큰 공감을 가졌고 저런 삶을 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우리 삶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글은 책의 원문을 앞부분을 그대로 옮기려 합니다.




나의 삶을 존중할 권리를 말할 것


인터넷에서 어떤 글을 읽었다. 글쓴이는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손님으로 온 한 아주머니가 


글쓴이를 가리키며 딸에게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고 말했다. 의문의 1패를 당한 글쓴이는 불쾌했다. 그녀는


경험을 쌓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뿐이었고, 동료 역시 명문대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마침 중국인


손님이 들어왔고, 중국 유학 경험이 있었던 그녀는 유창한 중국어로 주문을 받았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아주머니가 놀라며 겸연쩍어했다는 이야기였다.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그 아주머니를 비난했다. 하지만 과연 아르바이트생은 그 아주머니와 얼마나 다를까.


글쓴이는 계속해서 자신이 단순 노동자가 아니라 그저 경험을 쌓기 위해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임을 강조했다.


그녀의 절절한 항변은 아주머니의 언행 자체가 아니라 '내가 그런 취급을 당할 사람이 아닌 것'에 맞춰져 있었다.


한마디로 그녀는 억울하다. 자신은 경험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뿐, 공부를 안 해서 '저렇게 된' 이들과는


다른 존재인데 말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자극 글귀'라는 것이 나온다.


"대학 가서 미팅할래, 공장 가서 미싱할래?"


"1~3등급은 치킨을 시키고, 4~6등급은 치킨을 튀기고, 7~9등급은 치킨을 배달한다."


얼핏 들으면 라임 돋는 위트 있는 문장이지만, 이 텍스트는 치킨을 배달하는 삶, 공장에서 미싱 하는 삶을 공부하지


않은 형벌로 바라보게 하고, 땀 흘리는 노동을 비참한 삶으로 만든다. 그리고 이 텍스트 속에서 우리는 노동자에 


대한 무시와 차별을 머릿속에 기본 OS로 장착하게 되는 것이다.




너무 오랫동안 땀 흘리는 노동에 대한 무시가 있어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도 많은 차별에 대한 뉴스들이 


나오는 것 또한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입니다. 어쩌면 제 자신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차별이 없어지지 않는 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선 나부터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그런 날이었으면 합니다. 즐거운 주말 행복한 시간들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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