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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사자성어 살펴보기 '한우충동' 외

쭌이네 빠더 2018. 3. 7. 08:00

올해 초에는 제게 시간이 많아 생각보다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읽었던 책들의 제목을 생각해보니


스치듯 안녕처럼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책들도 있습니다. 다독보다 정독이 더 좋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날인데


오늘 살펴볼 사자성어의 시작이 한우충동입니다. 제 상황을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도 드는 글입니다.




한우충동 : 소가 땀을 흘릴 정도의 무게처럼 용마루에 받힐 만큼 많이 쌓인 양을 뜻하는 말로 책이 매우 많음을


이르는 말이었습니다. 본래의 뜻은 필요하지 않은 쓸모없는 내용이 적힌 책이 많음을 한탄하는 뜻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단순히 책이 많다는 뜻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글입니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유종원은


한유와 함께 한나라 이전의 고문 부흥을 주장한 사람입니다. 전원시에 특히 뛰어나 왕유, 맹호연, 위응물과 함께


왕맹위유라고 불리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 유종원이 쓴 '육문통 선생의 묘표'라는 문장에 이 글이 나옵니다.


"공자가 '춘추'를 저술한 천오백 년이 지났다. 그동안 자신의 이름을 걸고 주석서를 쓴 사람이 다섯명이 있었고,


그 중 세 개가 통용되어 '좌씨전', '공양전', '곡량전'이라 불리고 있다 이 밖에 '춘추'연구에 몰두해 독자적으로


해설서를 만든 사람이 1천 명도 넘게 있는데 모두 다른 사람의 해석을 비난하고 어투를 상스럽게 하여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이런 책들을 하나로 쌓아둔다면 건물 한 채에 이를 정도이고, 운반한다면 소가 땀을 흘릴


정도이다"라며 '춘추'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멋대로 해석하고 말하는 이가 쓴 책이 너무 많음을


한탄하며 말하는 뜻으로 사용하였으나 나중에는 단순히 책의 양이 많음을 뜻하는 말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항산항심 : 원글은 '무항산무항심'이라고 합니다. 일정한 재산이나 수입이 없으면 올바른 마음을 유지할 수


없다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비슷한 우리나라 속담으로 '쌀독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나라 출신인 맹자는 오랜시간 학문을 닦은 뒤 50세가 넘어 여러나라에 유세를 하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당시 중국의 나라들은 맹자가 주장하는 왕도정치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제나라 선왕만이


맹자의 말을 다르며 조언을 구했습니다. 선왕이 맹자에게 "나는 우매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좋은 정치를 펴고


싶소. 아무쪼록 구체적인 가르침을 받고자 하오"라고  하문하자 맹자가 "무릇 재산이 없어도 올바른 마음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자는 학문을 배우고 교양을 쌓은 소수이 사람뿐입니다. 보통의 일반 백성들은 재산이 


없으면 올바른 도덕심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죄를 짓지 않게 할 방도를 세우지는


못할망정 죄를 범한 자를 호되게 벌주는 것은 인덕 있는 군주의 행동이 아닙니다."라고 답하며 정전법을 선왕에게


제안합니다. 그리고 뽕나무를 키워 양잠을 시키고 백성들에게 가축을 키우게 하면 먹고 입는 것에 큰 어려움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 말하고 그 뒤에 교육을 통해 도덕을 널리 알리면 올바른 사회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화광동진 : 빛을 부드럽게 하여 속세의 티끌과 같이 한다는 뜻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혜, 덕, 재능을 감추고


속세의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화광동진은 도가의 대표 저서인 노자 4장에 나오는 구절로


유가에서 말하는 예의와 덕을 배척하고 대자연에 본래부터 존재하는 절대불변의 법칙에 따라 무위자연으로 


살아야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하니 / 


그 구멍을 막고 그 문을 닫으라 /


날카로운 것을 무디게 하고, 어지러이 얽힌 것을 풀며 / 


빛을 부드럽게 하여 속세의 티끌과 함께하니 /


이를 현묘한 동거라 한다 / 


그러므로 가가워질 수도 없고, 멀어지지도 않으며 /


이롭게 하지도 않고 해롭게도 하지 못함이요 /


귀하게도 할 수 없고 천하게 할 수도 없다 /


그러므로 천하에 귀한 것이다



이 글의 뜻을 풀어보면 '도'란 만물천연의 행위이며 이를 수양하면 '화광동진', 즉 저항이나 불신이 없는 자연에서


온화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뜻하고 있습니다.








화사첨족 : 흔히 말하는 사족과 같은 뜻으로 뱀을 그리고 그 뱀에 발을 첨가하여 그린다는 뜻으로 불필요한 일을


쓸데없이 덧붙이거나 무익한 일을 행하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 말은 전국시대 초나라 회왕이 소양에게


위나라를 공격하도록 명령하고 이에 초나라 군대가 위나라를 격파하고 여세를 몰아 제나라도 공격하려 합니다.


이에 제나라 민왕은 위기에 빠지고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마침 민왕을 알현하러 온 진나라 사신 진진이 초나라와


화친을 맡겨달라고 이야기합니다. 민왕은 흔쾌히 진진에게 부탁을 하고 초나라 공격군의 대장인 영윤 소양을 만나


"초나라에서는 적군을 무찌르고 적장을 죽여 공적을 세운 이에게 어떤 지위가 주어집니까?"라고 묻고 "소양님은


이미 영윤의 자리에 있으니 아무리 공적을 세워도 그 이상의 것은 얻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 귀족이 자신의 하인들에게 대접 한가득 술을 주었습니다. 술을 받은 하인 세명은 3등분


하면 술이 적어지니 땅에 뱀을 그려서 가장 빨리 그린 사람이 전부 마시자는 내기를 합니다. 한 사람이 재빨리


그림을 그리고나서 "내가 일등이다! 다들 아직 덜 그렸지? 좋아 그럼 나는 다리도 그려주지"라며 다리를 덧그렸고


그러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이 뱀 그림을 다 그린 뒤에 "뱀은 다리가 없어. 그러니까 내가 일등이야"라며 전부


마셔버립니다."라며 "이미 최고의 지위이신 소양님이 만일 제나라를 공격하여 승리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패전의


책임을 물어 목숨과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는 뱀에 다리를 그리는 것과 같은 이치이니 제나라에


은혜를 베푸는 것만 못합니다"라고 설득하여 초나라 군사를 돌리게 합니다.






'사족을 달자면' 이라고 말하는 순간 이미 자신도 필요없을 수 있는 말일 수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뜻을 확실히 전달하고 할 때는 중요한 내용만 확실히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더 각인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저도 잘 못하긴합니다. 오늘은 살짝 웃을 수 있는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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